한국 고위 외교관들, 현대차 압수수색 이후 애틀랜타 방문
“중요한 것은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것”
한국과 미국의 끈끈한 동맹 관계는 지난 9월 큰 시험대에 올랐다. 연방 이민단속국(ICE)이 사바나 인근 현대차 전기차 공장 부지를 급습한 사건 때문이다. 이번 단속은 서울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조지아 최대 경제 개발 프로젝트로 꼽히는 현대차 전기차 공장의 일부 건설이 지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후 백악관이 한국에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체포된 대부분의 근로자는 설비 설치와 교육을 일시적으로 지원하던 고숙련 기술자들이었다. 이번 사태는 양국 간 수십 년간 쌓아온 신뢰를 흔들고, 조지아와 한국 기업 간 공고한 경제 협력 관계마저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이성환 한국 외교부 정책기획국장은 2일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과의 인터뷰에서 “다시금 환대받는다고 느끼고 싶다”며 “9월에 있었던 일을 뒤로하고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똑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이날 미국과의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해 애틀랜타를 방문한 한국 정부 대표단 일원으로, 배터리·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역할을 소개했다.
조지아는 이미 한국 주요 기업들의 ‘제2의 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 연간 175억 달러 규모의 교역을 하는 조지아의 3대 무역 파트너이기도 하다. 여러 한국 기업이 조지아 전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며, 그중 최대 규모는 현대차 프로젝트다. 현대차는 사바나 인근 EV 공장에서 오는 2030년 초까지 약 8,500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국장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수십 년간 쌓아온 신뢰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오래된 관계는 일종의 ‘산소’와 같은 것”이라며 “투자 환경에 대한 확신을 주고, 그 위에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지는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이날 조지아텍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는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 라이언 페다시우크도 참석했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그는 이번 이민 단속 사태가 양국이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 할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이 문제는 한·미 파트너십 자체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미국이 글로벌 인재 경쟁과 비자 정책을 바라보는 낡은 관행이 남긴 잔재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성환 외교부 정책기획국장은 한국 기술자들의 미국 파견 목적은 미국 일자리 대체도, 장기 체류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들은 미국 프로젝트에 중요한 기여를 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라며 “하지만 이번에 체포됐던 이들이 겪은 것처럼 트라우마를 주는 방식으로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동일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실제로 확인될 때 비로소 그들이 미국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