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약물이 알코올 섭취 줄이는 데 효과…새로운 중독 치료제 가능성 제기
GLP-1 계열 약물, 알코올 섭취량 평균 68% 감소
섭취 욕구와 즐거움 모두 낮춰…행동요법과 병행 시 시너지 기대
체중 감량 및 제2형 당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알코올 섭취량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약물이 향후 알코올 사용 장애(AUD) 치료제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아일랜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동 연구진이 진행했으며, 비만 성인 262명을 대상으로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를 투여한 후 음주 습관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정기적으로 음주하던 참가자들의 주간 알코올 섭취량은 평균 68% 감소했으며, 치료 4개월 후 전체 참가자의 평균 섭취량도 11단위에서 4단위로 줄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은 식사 후 위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을 모방해 뇌의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식욕과 음주 욕구를 동시에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식사 후 술을 마실 여유가 줄고, 실제 술을 마셨을 때에도 금방 포만감을 느껴 더 천천히, 적게 마시게 된다고 참가자들은 보고했다.
일부는 술 맛이 싫어졌거나, 숙취가 심해져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는 음주 습관을 자연스럽게 통제하는 ‘가드레일’ 효과를 만들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더블린대학 케어럴 르루(Carel Le Roux) 교수는 “GLP-1 수용체가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한 잠재적 타깃이 될 수 있다”며, 행동치료나 집단 상담과 함께 활용될 경우 완전히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식품의약국(FDA)은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제로 날트렉손(naltrexone), 디설피람(disulfiram), 아캄프로세이트(acamprosate) 등 3가지를 승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매일 복용해야 하고, 약물 중단율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GLP-1 계열 약물은 주 1회만 주사로 투여하면 효과가 지속되며, 복용 순응도 역시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는 비교적 소규모이며 대조군이 없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참가자들이 자가 보고한 음주량 외에 별도의 생화학적 검증은 없었으며, 약 30%는 추적 관찰에서 제외되었다.
르루 교수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이 필요하며, 알코올 중독 진단을 받은 다양한 환자군을 포함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덴마크에서는 이에 대한 후속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CMS 기자


